[여의도풍향계] 링 오른 與野 양강…'내부 허들·처가 리스크' 난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차기 대통령 선거를 8개월 앞두고 여야의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지난주 여야의 대선주자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나란히 대권 도전을 선언했는데요.<br /><br />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두 주자 앞에 놓은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, 이승국 기자가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지난주는 여야 대선 레이스에 있어 이른바 '슈퍼 위크'였습니다.<br /><br />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, 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틀 간격으로 나란히 대권 도전을 선언했는데요.<br /><br />두 사람이 출사표를 던지는 방식은 극명하게 대비됐습니다.<br /><br />먼저 이재명 지사는 '비대면 방식'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.<br /><br />최근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출마를 알렸습니다.<br /><br /> "전 세계적인 대전환의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을 즉시 시작하겠습니다. 획기적인 미래형 경제 산업 전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 재정력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습니다."<br /><br />반면 이 지사보다 이틀 앞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윤석열 전 총장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을 택했습니다.<br /><br />제1야당인 국민의힘 의원 20여명과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.<br /><br /> "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합니다.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합니다. 그래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합니다."<br /><br />대권 도전을 알리는 방식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몇 가지 공통점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우선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모두 법조인 출신이고, 직설적 화법을 구사합니다.<br /><br />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'0선'이라는 점도 같습니다.<br /><br />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'공정'을 강조했다는 점도 비슷한데요.<br /><br />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 사람이 언급한 '공정'은 방점이 서로 다른 곳에 찍혀 있습니다.<br /><br />이 지사가 얘기하는 공정은 선언문에 담긴 "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주는 '억강부약' 정치로 함께 잘 사는 '대동세상'을 향해야 한다"는 문구처럼 '평등'을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됩니다.<br /><br /> "규칙을 지켜도 손해가 없고 억울한 사람도, 억울한 지역도 없는 나라, 기회는 공평하고 '공정'한 경쟁의 결과로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그런 사회라야 미래가 있습니다."<br /><br />반면 윤 전 총장이 말하는 공정은 회견문에 22차례나 등장하는 '자유'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됩니다.<br /><br /> "혁신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, 자율적인 분위기, '공정'한 기회와 보상, 예측 가능한 법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."<br /><br />그렇다면 이제 차기 대선 지지율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두 주자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.<br /><br />먼저 이재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내 주류라고 할 수 있는 '친문' 세력의 반감을 극복하는 일이 가장 먼저 꼽힙니다.<br /><br />벌써부터 당내 경선에서 '반 이재명' 전선 구축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.<br /><br />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9명의 후보 중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'컷오프' 전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습니다.<br /><br /> "7월 5일까지 먼저 저희 둘이 하나가 되고,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의 장정을 이어가 국민과 당원, 지지자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."<br /><br />민주당은 오는 11일 컷오프를 통해 9월 5일 본경선에 나설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합니다.<br /><br />이어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닷새 뒤 결선 투표로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됩니다.<br /><br />만일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될 경우, 2017년 대선 경선 과정 등을 거치며 앙금이 남은 친문 세력 중심으로 '반 이재명' 연대가 본격화 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.<br /><br />이 지사 측은 경선 과정에서 최대한 상대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'로우키' 기조를 이어갈 방침입니다.<br /><br />이번엔 윤석열 전 총장입니다. 윤 전 총장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처가와 관련된 의혹을 들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른바 'X파일'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지난 금요일 장모 최 모 씨가 요양급여 부정 수급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는데요.<br /><br />대권 도전 선언 사흘 만에 악재를 맞은 윤 전 총장은 장모 구속 직후 "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"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"대한민국은 연좌제를 하지 않는 나라"라며 향후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이 장모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대권 주자로서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.<br /><br />특히 윤 전 총장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'정의'의 이미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.<br /><br /> "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사건이라고 보고요. 윤석열 전 총장이 만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더라면 리스크 관리를 그나마 조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,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."<br /><br />여권에서는 당장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고, 야권 내에서도 '대안론'이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결국 앞으로 윤 전 총장이 이 '처가 리스크'에 어떻게 대처하느냐, 또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전체 대선 판세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이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, 여야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주자들의 출마 선언으로 열기가 한층 달아오르는 모습입니다.<br /><br />당장은 이재명-윤석열 양강 체제가 공고해 보이지만 언제, 어디서 돌출 변수가 튀어나와 판을 흔들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.<br /><br />정치를 생물이라고 부르는 까닭이기도 합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...